생각나는 문장들을 적어둘걸 그랬다. 아까 일기에 쓰고싶은 문장들이 많았는데.. 역시 적어놓지 않으면 기억할 수 가 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 정신이 없었다. 버스도 그렇고 핸드폰도 그렇고.. 지하철에서 내내 안절부절 했다고...그리고 너무 늦었다.... 나는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그렇게 늦었는데 천사가 괜찮다고 해주니까 나는 어쩔 줄 모르고... 그렇게 밥을 먹었다. 김 하나를 놓고 거기에 밥을 올리고 돌돌돌 말아서 간장에 콕 찍어먹는 천사를 봤다.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보고있으면 행복하다.. 천사가 틀림없어서 천사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한다. 나는 너가 천사임을 더 확신한다.
내가 장소를 잘 못 아는 바람에 지하철도 한번 내리고.. 나는 바부다....... 어제 나 뭐했지... 그냥 미안한 일 투성이였다.. 아까 이런걸로 미안해 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그냥 마음이 쓰였다..
시간순서대로 쓰면 끝도 없겠다. 자세한건 나중에 쓰기로 하고.
우리는 그림을 보는 방식에 대해 얘기했다.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우리 둘다 우리에게 오는 느낌 대로 감상한다고 했다. 원작자의 설명을 듣거나 당시 배경, 상황 등을 알면 더 이해하기 쉽다고도 얘기했다. 너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공원에서는 시간은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힐링이었다. 슬이는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런 슬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함이 어색하지 않았다. 바람이 나뭇잎에 스치는 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짹짹거리는 참새소리가 그 조용함을 채우고 있었다. 너는 미니마우스 아가를 귀여워 했고 나는 미니마우스 아가와 그 아가를 귀여워하는 너를 귀여워했다. 그러니까 나는 너랑 있어서 좋았다 는 말을 이렇게 길게 얘기한다. 오늘 나에게 공원이 예뻤던 이유는, 예쁜 공원과 그 공원을 예뻐하는 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고마울수밖에..
서로 고마운 마음이 쌓인다. 어쩌면 이러다가 쌓이고 쌓여 우주까지 갈 지도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주의 점과 점이 만나는게 이토록 대단한 일이었다니.
슬이랑 저녁을 먹으러갔는데 정말 다행이도 레스토랑에 자리가 있었다. 기대는 안하고 갔었지만 그래도 오르막길 열심히 올라갔는데 자리가 없었으면 슬플뻔 했다.. 슬이가 부담스러워하는것 같아서 조금 미안했다. 사실 나라도 그럴것이다.. 나는 이런 지출이 너무나 행복한데.. 슬이도 너무 마음쓰지말고 같이 행복해주면 좋겠다. 근데 슬이도 많이썼는데.......ㅜㅜ 와인 한모금 하는순간 와 이건 슬이 취향이겠다 생각했다. 모든 기준이 슬이로 변하는것 같다. 와인을 분류한다. 레드와 화이트가 아니라 슬이 취향인 와인, 슬이 취향이 아닌와인으로. 와인 뿐만아니라 모든 음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 나중에 또 방문하고 싶다 그때도 아마 성게알파스타를 시키겠지만 사실 너랑 갔다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열심히 고른 곳에서 좋은시간 보낼 수 있어서 뿌듯하다
와정말 일기 써도써도 끝이 안난다. 아직 신사동 바 에서의 이야기는 시작도 안했다. 이건 나중에 써야지.
갑자기 생각난건데. 나보고 엄청 착하다고 하는데, 착한남자는 매력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럼 나는 ㅓ엄청 매력이 없는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 슬프당.....
+ 추가 (7월 8일)
이 일기의 제목은 여기서 왔다.
열정은 형식이고, 진정한 사랑은 내용이자 본문이다.
사랑의 시작은 빈약한 이유보다는 열정적인 이유로
시작되기 쉽고 이는 태풍처럼 빠른 속도로 위대한 사랑을
불러 오기도 하지만 당신이여, 찬란하나 은은하라.
열정은 눈부실 만큼 찬란하나 사라지고,
사랑은 사라져도 오래도록 은은하다.
은은한 사람이고싶다. 손목에 떨어뜨린 유칼립투스 오일 처럼 너의 맥박에서 은은하게.. 심장처럼 몰래 그러나 영원히 네안에서 사는사람. 가끔 가슴에 손을 얹이면 여기있구나 생각하게 되는.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싶고 진심이다.
누드화가 좋은 이유에 대해 말하며 깔깔깔 웃었지. 나는 내가 아예 음흉하지 않진 않다는걸 (그러니까 음흉한 사람이라는걸) 인정했고 너는 욕구가 있는게 잘못된 것이냐며 나를 놀렸다. 내가 오르세 미술관에서 찾았던 그 책을 보면 분명 너도 좋아할것 같은데...
(책 제목은 scandales erotiques de l’art 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살걸 그랬다)
그리고 나는 잘 놀라는 사람이 됐다. 어제 갑자기 잘 놀라는 사람이 된 건 아니고 원래 잘 놀라는 사람인데 어제 인정을 하게 되었다. 어제 참새때문에 놀라고 토끼때문에 놀라고 너가 휴지를 던지려해서 놀라고 갈비뼈 두개정도 부러뜨릴것 처럼 팔꿈치를 휘둘러서 놀랐다. 하지만 어제 그녀는 내 목숨을 다섯번 정도 살렸다. 내 생명의 은인. 그녀는 조심!! 이라고 했다. 나는 나보다 그녀가 걱정인데. 어디가서 다치면 혼내줘야겠다 슬이말고 슬이를 다치게 한 것들을...
아참 이말 하려했지. 슬이는 나에게 같이 있는동안 네 진짜 모습들 발견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 말은 참 감동적이면서 재밌다. 내가 보는 그녀의 모습이 진짜라는걸 믿는다. 아무렴 나는 순간을 믿으니까. 슬이도 순간순간이 중요하다고 한다. 내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라고 생각하며 오래오래 살고싶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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